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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글에 지도 내줄수 없다”…국가안보가 우선순위
박진종 기자 기자
수정일 2016-11-18 18:33
등록일 2016-11-18 15:19

반출 불허 결정…구글 '블러 처리' 보완책도 수용 안 해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정부는 구글에 국내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치 않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과 미래창조과학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행정자치부·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여하는 지도 국외반출협의체는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심의 회의를 열어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은 남북이 대치하는 여건에서 안보위협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한 보완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글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반출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위성영상을 '블러'(blur:흐리게) 처리하거나 저해상도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으나 구글 측이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미국 본사 직원들을 국내로 보내 우리 정부와 만나 협의했으나 최신·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회사 정책 원칙상 정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지리정보원은 "향후 구글 측이 입장 변화 등으로 지도 반출을 재신청하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도 반출 재신청 횟수나 시기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정부는 재신청이 이뤄지면 그때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구글이 안보 문제와 관련한 정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신청해도 허가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정부는 내외국 기업에 공간정보를 차별 없이 개방해 사물인터넷(IoT), 자율자동차 등 신기술 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도록 관련 정책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미국·싱가포르 등에 있는 '글로벌 서버'에 각국 지도 데이터를 가져가 구글맵(구글 지도)을 서비스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부 규제 때문에 지도 데이터를 국외 서버로 가져가지 못해 국내에 임시 서버를 설치하고 정상 기능의 약 20% 수준의 제한적인 서비스만 해왔다.

구글은 기능이 대폭 축소돼 운영되는 한국판 구글맵 서비스를 정상화하고자 한국 지도 데이터를 국외 서버로 가져가고 싶다며 올해 6월 우리 정부에 반출 신청을 했다. 외국 IT(정보기술) 기업이 우리 지도 데이터를 한국 밖으로 가져가려면 정부 협의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신청에 관한 법적 심사 기한은 애초 8월 25일까지였지만, 지도 반출과 관련한 논박이 계속되자 정부는 '추가 심의가 필요하다'며 기한을 11월 23일로 미뤘다.

18일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이 구글에 지도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과의 일문일답.

- 국가안보를 위해 구글에 제시한 보완 방안은 무엇인가.

▲구글이 서비스하는 위성영상을 블러(흐리게) 처리하고 저해상도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으나 구글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장 최신·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정책 원칙상 수용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 심의 중 쟁점은 뭐였나.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다양한 쟁점을 모두 논의했다. 협의체는 법제도 상 안보 영역을 논의하게 돼 있다. 그러므로 안보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 어떤 부처에서 지도 반출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냈나.

▲ 부처가 다양하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찬반보다는 각 소관부처의 업무와 관련해 쟁점사항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어느 특정 부처가 반대한다든가, 그런 식의 논의는 아니었다. 전체적인 의견 교환을 거쳐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었다.

- 8월 심의 후 구글 측과 얼마나 접촉해 어떤 얘기를 나눴나.

▲구글 미국 본사 직원들이 한국에 와서 함께 계속 협의했다.

- 구글이 굳이 지도를 반출하지 않아도 어지간한 지리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안보 문제가 크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구글의 위성영상을 포함한 해외 위성영상에 국가 시설이 노출되는 것만으로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도 반출 시 위험 수준이 높아지는 것도 맞다.

- 8월에 열렸던 협의체 심의 이후 국제 정세가 변했는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통상 압력 가능성 등이 논의에 충분히 반영됐나.

▲그런 부분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현재로선 통상 압력 등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깊게 논의하지는 못했다. 외교부에서는 구글 지도 반출과 별개로 트럼프 취임 후 다른 국가들보다 평균 이상의 상당한 통상 압력이 들어올 것이라며 앞으로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통상 마찰 문제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지도 데이터 반출 관련해 게임 '포켓몬고' 등의 논란이 있었다. 구글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은 어떻게 해결해나갈 계획인지.

▲포켓몬고는 지도와 관계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 지도 데이터가 반출되면 국내 관광객이 편리해지는 등의 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안보를 우선순위로 놓고 논의했다. 정부는 앞으로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정밀지도 인프라를 계속 확대 구축할 것이고 공간정보 관련 연구개발(R&D)도 강화할 계획이다. 관광과 관련해서 정보를 서비스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계속 확장·구축해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등 국내 업체는 다국어 지도 서비스를 개시하려고 준비 중이다. 정부는 외국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

- 구글 지도 반출이 평창올림픽 때문에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파악하진 못했지만 네이버, 카카오에서 평창올림픽 관련해 여러 가지 공간정보 기반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국토부에서도 평창올림픽 관련해 공간정보를 구축하고 위치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 구글의 지도 반출 재신청 조건이 있나. 재신청할 때 안보 문제 해결 못 하면 계속 불허할 방침인지.

▲ 특별한 조건은 없다. 언제든지 재신청하면 협의체를 구성해 다시 논의할 수 있다. 재신청 시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단언할 수 없다. 안보 문제가 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시대, 기술 발전에 따라 바뀔 수 있어서다. 구글 외 다른 글로벌 기업이 지도 반출 요청했을 때 또 불허할 거라고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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