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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소송전… 보험업계 '사업가형 지점장'의 불편한 민낯
염보라 기자
수정일 2020-06-18 22:23
등록일 2020-06-18 15:32

보험업계 퇴직 지점장들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업가형 지점장 퇴직금 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염보라 기자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사업가형 지점장들의 근로자성(勤勞者性)을 인정해달라."

최규철 전 오렌지라이프생명 지점장은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최 전 지점장은 다음날인 19일 오후 4시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을 앞두고 있다. 현재 최 전 지점장을 포함해 31명의 퇴직 지점장들이 오렌지라이프와 법적 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날 자리에는 미래에셋·메트라이프생명 전 지점장들도 자리해 힘을 보탰다. 이들도 각각의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성을 인정해달라'며 소송전에 나선 상태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보이는 싸움이지만, 후배 지점장들에게 좋은 근무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렵더라도 당장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퇴직 지점장들 "정규직에 준하는 업무 지시 받았다"

현재 보험업계는 '사업가형 지점장'이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 전 지점장도 사업가형 지점장 출신 중 한 명이다. 열과 성을 다해 회사에 충성했지만 퇴직 후 돌아온 건 씁쓸함뿐이었다.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직금은 물론, 위로금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최 전 지점장은 "당시 정규직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했고, 회사의 강한 업무지시와 통제를 받았다"며"하지만 회사는 우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계약직) 보험설계사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법원은 1심에서 회사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회사 본부장이 보낸 800개 가량의 업무지시 문자 등이 증거로 제출됐으나, 법원의 인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의 업무 지시가 아니라 본부장 개인의 지시'라는 사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최 전 지점장은 "더 철저히 준비해 항소심에서는 사업가형 지점장들의 근로자성을 꼭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회사 vs 사업가형 지점장, 동시다발적 소송전

박동열 전 미래에셋생명 지점장 역시 "본사의 성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계획을 냈고, 달성을 못하면 징계 등 불이익을 받았다. 지점 간 인사발령도 있었으며, 인트라넷을 통해 근퇴 관리도 받았다"며 "사측은 (사업가형 지점장들의)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측은 사업가형 지점장이 정규직 지점장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은 사실만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지점장이 대다수"라며 "이들은 계약기준미달에 의한 해지사유로 수시로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류광민 전 메트라이프생명 지점장은 "미국 본사의 사업가형 지점장들은 직접 직원을 뽑고 월급도 준다"며 "하지만 한국은 일반 영업소장 느낌이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데, 이게 어떻게 사업가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오렌지라이프생명 퇴직 사업가형 지점장들은 19일 오후 4시 항소심 변론을 앞두고 있다. 현재 본사를 상대로 법적 투쟁 중인 퇴직 지점장은 최 전 지점장을 포함해 총 31명에 달한다. 미래에셋생명에서는 17명이, 메트라이프생명에서는 15명이 퇴직금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역시 사측을 상대로 퇴직금 소송을 진행한 한화손해보험 출신 사업가형 지점장 9명은 지난해 12월 2심 승소를 이끌기도 했다.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위원장은 "법원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근로자법상 근로자와 다를 바 없는 분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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