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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COP28 유치 진정성 ‘의문’...신음하는 돌산 소미산
박진종 기자
수정일 2020-05-04 17:55
등록일 2020-05-04 14:37

소미산 정상에 동백숲 조성 사업 진행 / 사업 위한 작업로 생겨, 수많은 나무 파헤쳐져 / 여수 돌산 환경 보호 위한 각별한 노력 필요해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4일 여수시의 '2022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COP는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등 지구와 자연을 지키기 위해 열리는 국제회의다. 뒤에 오는 숫자 ‘28’은 회의 개최 횟수를 의미한다. COP28은 2022년에 스물여덟 번째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라는 뜻이다. 

COP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열렸다. 주요 성과로는 COP3 교토의정서(온실가스 감축), COP21 파리협정(온실가스 감축)이 있다. 

COP는 대륙별로 순회하며 개최된다. 이번 28차 총회 개최지역이 아시아·태평양권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전남 5개 시·군(여수, 순천, 광양, 고흥, 구례)과 경남 5개 시군(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 등 남해안남중권 도시에서 공동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중에서도 여수시가 메인 행사인 총회를 개최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제28차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남해안남중권유치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권오봉 여수시장 등 1500여 명이 머플러 퍼포먼스를 하며 COP28 남해안남중권 유치를 다짐하고 있다.

여수시는 COP28 유치를 중점 현안 사업으로 정하고, 유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돌산읍 소미산 문제로 인해 그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에 위치한 소미산은 최근 큰 상처를 입었다. 소미산은 돌산의 주요 관광지인 향일암을 오가는 길목이자, 무슬목 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한다. 중요한 길목에 있는 산이라, 돌산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이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 소미산 정상에 동백나무 숲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을 전혀 해치지 않고 정상에만 숲이 조성되면 다행이겠다. 하지만 소미산 정상에 숲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산 초입부터 정상까지 중장비가 이동하는 길인 작업로가 났다. 길을 내기 위해 많은 나무가 잘려나가는 등 숲이 파헤쳐졌다.

돌산읍 소미산에 만들어지는 작업로

이렇게 파헤쳐진 숲은 복원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원되기까지 산사태 등 재난 우려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소미산은 개인 소유의 산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산 정상에, 공적이지 않은 목적으로 숲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동백나무 숲은 더욱 그렇다. 동백나무는 관상용 나무다. 이런 동백나무 숲을, 굳이 산을 파헤쳐가며 정상에 조성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미산이 위치한 돌산은 무분별한 개발로 신음하고 있다. 돌산이 수려한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곳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여수를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의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이에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졌고, 현재도 경치가 좋은 곳이라면 건물부터 세워지는 상황이다.

이제는 돌산을 보호해야 한다. COP28을 위해서, 남은 돌산의 자연환경을 위해서. 그렇지 않으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자연이 주인이었던 돌산에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 되면, 자연이 돌산을 떠날 수 있다. 

이날 여수시 관계자는 소미산 정상 동백숲 조성사업 허가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 정상에 숲을 조성하는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여수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만들어진 소미산 작업로는 향후 산 정상에 조성된 동백숲 관리를 위한 길로 쓰일 예정이다. 다만, 3미터가 넘는 폭은 복구작업이 진행된다. 결국, 파헤쳐진 숲은 완벽히 복구되지 못하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A보좌관은 이날 공감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다른 지역도 같은 방식으로 숲을 조성한다는 말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며 당사국총회 개최를 희망하는 지자체의 공무원의 인식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 "인간중심의 '보전정책'에서 자연중심의 '보존정책'으로 가는 것이 세계적 추세고, 인위적인 동백숲은 산이 아닌 도시 어느 곳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경관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시는 COP28 유치를 위해 홍보활동과 대외협력활동을 활발히 펴고 있다. 그 노력의 일부를 돌산 등 여수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나누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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