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배너 배너 배너
김병준 총리지명 충돌…국정공백 장기화 우려
박진종 기자 기자
수정일 2016-11-02 18:33
등록일 2016-11-02 11:54

야당 거세게 반발, 여당 비주류도 비난…황교안 총리, 이임식 일정 취소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은인자중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아침에 신임국무총리에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62·경북 고령)씨를 내정하고,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57ㆍ전남 보성)을 발탁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안전처 장관에는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박승주(64ㆍ전남 영광)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을 내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은 첫날부터 벽에 부딪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등 두 야등은 물론 새누리당내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더니,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내각을 선임했다는 이유다.

논쟁의 초점은 박 대통령의 임기말까지 현재의 헌정 질서를 유지할 것인지, 현직 대통령이 측근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어 사실상 유고상태로 보아야 하는지의 관점의 차이다. 나아가 권력 누수 상태를 활용해 정권을 내놓으라는 측과 아직은 유고상태가 아니며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할 상황이 아니라는 측의 대립이기도 하다.

두 야당이; 국회의원 과반을 차지한데다 여당 일각이 이번 개각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인선을 비롯한 이번 개각은 국회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또는 그에 앞서 좌초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상황이 이쯤 되자, 황교안 현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1시에 서울청사 별관에서 열기로 한 이임식 일정을 취소했다. 총리실측은 "국정 공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임식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아직 향후 일정은 나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병준 총리안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실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야당 “대통령 정신차리지 못했다” 거부 방침

야당의 반발은 거의 독설에 가깝다. 자기네들과 협의도 하지 않고 내각을 구성했다는데 대한 반발이다. 그들의 규정은 현재 정국 상황을 권력 공백 상태로 보고 있는 게 분명하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다. 이것은 정국수습이 아니라 정국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길이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할 때가 왔다. 박 대통령이 국정공백 진공상태를 만들어놓고 또 쪽지를 내려보내 총리 인사를 발표했다. 정국이 풀려야 하는데 더 꽉 막혀가는 것 같다.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법치와 대한민국 정의를 무너뜨리고 헌정질서를 혼돈의 도가니에 밀어넣은 장본인인 대통령이 최근 한 일은 90초짜리 사과와 정치검찰의 대명사인 최재경 민정수석을 임명한 것이며, 오늘 한 일은 바로 그 코드에 맞춰 총리를 즉각 임명한 것이다. 어제까지는 부역단 대표, 원내대표가 거국내각쇼를 벌이다가 안되니까 오늘은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기는 커녕 제2차 최순실 내각의 총리를 전격 임명했다. 그 쇼도 사실은 이런 일을 하려고 짜 맞춘 시나리오 각본이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방식이 매우 졸렬했다. 여당 원내대표를 앞장세워 거국내각을 제안하는 척하며 과거 야권에 몸담은 인사를 내세우면 야당이 꼼짝 못 하겠지 하는 꼼수로 야당을 들러리 세워 거국내각 모양새를 갖춰 사실은 자기식 내각개편을 통해 국정 돌파하려 했다. 우리 민주당은 바보가 아니다. 그런 의도를 다 꿰뚫고 지금까지 이렇게 대통령의 조사를 요구하고 더 큰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여기까지 싸워왔다, 이런 방식, 이런 꼼수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야당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틀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박 대통령이) 아직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하나도 없다.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가운데 홍보수석, 민정수석만 딱 임명한 건 아직도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거국내각이니 책임총리니 처음부터 안 될 것이라고 내가 그러지 않았느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이 국면을 인사국면으로 전환시키려고 하는 그러한 작태에 대해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노는 국민들에게 더 큰 탄핵, 하야 촛불을 유발시키게 하는 동기가 될 것이다. 아직도 박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뒤로 한 채 인사국면으로 호도하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책임총리, 거국내각을 거론하다가 야당에 한 마디 상의, 사전 통보도 없이 총리·부총리·일부 장관을 개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대통령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정말 분노할 일이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해야 할 입장발표도 하지 않고 뒤에 숨어서 인사권을 행사한 것 아니냐. 총리뿐 아니라 경제부총리까지 마치 평소와 다름없이 인사권을 행사한 모습을 보면 정말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국민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 비박계도 김병준 총리 지명 성토

이번 총리인선이 새누리당 내분을 격화시키고 있다.

일단 당은 공식적으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원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이번 개각은 위기에 처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이번 개각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국회가 후보자를 건의하면 대통령이 지명하는 절차를 밟아야 진정한 의미의 거국내각 총리가 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고 내각의 대표인 총리와 입법부가 국정을 꾸려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사태로 직무정지 상태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게 된다면 결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김 전 실장 자체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지금과 같이 신뢰가 바닥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총리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보다는 여야에 좋은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는 제스처라도 취했어야 했다"면서 "이렇게 갑자기 일방적으로 후보자를 지명하면 또 다른 반발을 일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어차피 총리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고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야당과 협의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신임총리 내정자 /연합뉴스
김병준은 노무현 핵심브레인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던 '원조 친노'로 통한다.

1993년 노 전 대통령이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특강을 진행한 것을 계기로 둘의 오랜 인연이 시작됐다. 이듬해 노 전 대통령은 연구소장으로 김 후보자를 임명했다.

2002년 대선 때는 학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얼굴'을 드러내 놓고 선거운동에 주력하면서 '의리파'라는 평가도 받았다. 당시 대선후보 정책자문단의 단장을 맡아 정책캠프를 운영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잇달아 맡으며 행정개혁과 규제개혁을 실행했다.

김 후보자는 "헌법처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면서 부동산 정책에서 강경 태도를 유지하자 일각에서는 '좌파'라는 공격을 받았다. "세금폭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으로 회자하면서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2006년 7월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뒤에는 당시 한나라당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13일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같은 해 10월 김 후보자를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재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달부터 김병준 후보자와 수차례 만나 당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당내 중진들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어왔다.. 안 전 대표는 '김 교수로부터 총리직 수락에 대한 사전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야당에서도 김병준 후보자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 김 후보자는 친노그룹이 주류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주류와도 친분이 있다.

정치는 친분으로 하지 않는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그 역도 성립한다. 김병준이라는 인물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라는 점에서 야당은 쉽게 동의히자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신문 박재호 칼럼] 긴급재난지원금 외국인 노동자 제외, 국제정세에 부합한가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제21대 국회, ‘주인이 준 막강한 힘, 정의를 위해 쓰라.’”
[공감신문 박재호 칼럼] 국내 외국인노동자 “기댈 곳이 없다”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밴 업계, 벼랑 끝에 서다.”
[공감신문 박재호 칼럼] 이개호•서삼석•주철현, 제2의 이낙연을 꿈꾸다
[공감신문 알쓸다정] 석가모니가 태어난 기념일!…'부처님오신날' 유래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