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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플라스틱과의 전쟁'...쓰레기로 몸살 앓는 바다
유안나 기자 기자
수정일 2019-12-12 22:38
등록일 2019-12-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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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최근 스코틀랜드 해안에서는 무려 100kg의 쓰레기가 배 속에 든 채 죽은 향유고래가 발견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제도의 러스켄타이어 해변에 수컷 향유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다.  

스코틀랜드 해안에 밀려온 죽은 향유고래 위에서 나온 쓰레기 / '스코틀랜드 해변 해양동물 대응계획' 페이스북 계정<br>
스코틀랜드 해안에 밀려온 죽은 향유고래 위에서 나온 쓰레기 / '스코틀랜드 해변 해양동물 대응계획' 페이스북 계정

사체를 조사한 ‘스코틀랜드 해변 해양동물 대응계획’(SMASS)은 향유고래의 위에서 쓰레기 100kg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혔다. 죽은 향유고래의 배에서 나온 쓰레기는 밧줄 뭉치, 그물, 플라스틱 컵, 포장용 끈, 가방, 장갑 등 모두 인간이 버린 물건들이었다.

SMSS는 쓰레기가 고래 위에서 ‘거대한 공’처럼 뭉쳐진 모양이었고, 일부는 장기간 배 속에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SMASS 대표 앤드루 브라운로 박사는 “이번 일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기게 하는 암울한 사례”라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해양오염, 그로 인해 해양생물이 위협받는 ‘암울한 사례’는 그저 다른 한 국가의 안좋은 소식이 아니다. 세계적인 이슈이자 실제 인간의 일상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오늘 시사공감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넓은 바다를 거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바다는 지금, 

“해변으로 떠나요!” 매년 돌아오는 여름이면 주변에선 바다로 떠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예쁜 인증샷과 평소 못가진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는 사람들, 그러나 그 많은 이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바다는 정작 몸살을 앓는다. 

올해 9월 제13호 태풍 링링이 지나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태풍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가 백사장을 뒤덮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매년 바다에 유입되는 쓰레기 추정량은 17만6000t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하천?해변 육상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11만8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항만?선박?폐어구 등 쓰레기가 5만8000t에 이른다. 

해양 쓰레기는 고의나 부주의로 해안에 방치되거나 해양으로 유입?배출돼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형물로 정의된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쓰레기가 그저 둥둥 떠다닌다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인 것이다. 

대표적인 피해로는 수산 및 생물자원 손실을 비롯해 폐어망?폐로프 등에 의한 선박 안전운항 방해, 생태계 및 서식 기반 훼손, 환경오염 및 경관 훼손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7월 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해양쓰레기

바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 

2018년 전국 40개 연안에서 수거된 쓰레기를 분석한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 최종결과’에 따르면 83.21%가 페트병, 일회용 음식 포장 등 ‘플라스틱’이었다. 뒤이어 유리(4.68%), 목재(3.48%), 종이(1.59%), 고무(0.63%) 등 순이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점령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해 낸 ‘플라스틱 오염 현황과 그 해결책에 대한 과학기술정책’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해안 쓰레기를 수집해 조사한 결과 75%가 플라스틱류였다. 

문제는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외선과 풍화작용에 의해 쉽게 5㎜ 이하 미세 플라스틱과 이보다 작은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부서지는 것이다. 이렇게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에 흡수되고, 최종 포식자인 인간, 우리의 몸 속에 스며든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협

유엔환경계획(UNEP)은 2004년 지구환경보고서에서 해양 쓰레기를 매년 100만마리 조류와 10만마리 해양 포유류와 바다거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로 지목한 바 있다.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으로 뒤덮인" 카리브 해를 담은 충격적인 사진이 인간에 의한 해양 파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 2017년 10월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수중 촬영가인 캐롤린 파워가 카리브 해 온두라스 영토인 로아탄 섬과 카요스 코키노스 섬 사이의 바다를 촬영한 모습 /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2017년 10월 26일(현지시간)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뒤덮인' 카리브 해를 담은 충격적인 사진이 인간에 의한 해양 파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수중 촬영가인 캐롤린 파워가 카리브 해 온두라스 영토인 로아탄 섬과 카요스 코키노스 섬 사이의 바다를 촬영한 모습 /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에서 40%, 하와이에서 89%의 바닷새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바닷새 312종 가운데 36%인 111종이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고, 바다거북도 플라스틱 백을 해파리로 착각해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학저널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실린 한 해양조사에 따르면, 영국 엑시터대학과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연구한 조사 결과 조사 대상 바다거북 모두의 내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합성물질 조각이 검출됐다. 이는 연구진이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지에서 어망 등에 걸려 죽은 7종의 바다거북 102마리 내장을 조사한 결과였다. 

바다거북에서 검출된 합성물 조각은 총 800여개에 달하며,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5㎜ 이하 합성물 조각이 모두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내장 일부에 대해서만 이뤄진 것으로, 전체로 확대하면 총량은 20배 이상에 달한다. 

한국 역시 미세플라스틱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가 서울?부산?광주 시장에서 구입한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패류 4종을 분석한 결과 1g당 0.07~0.34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남아프리카 해안가에서 다이버가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잔해물들을 수집하고 있다. / EPA

연구진이 한국인 식습관을 보여주는 통계 지표를 이용해 계산해보니 한국인은 1인당 연간 미세플라스틱 212개를 먹는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여기에 더해 육지와 식수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보고되고 있어 생태계는 이미 플라스틱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유해한 위해성을 전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각종 첨가제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지는 동안 분리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류가 간독성?신경독성?면역독성?기형유발 등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모두가 건강한 바다를 위해 

결국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이어지는 해양환경 보존, 이를 위해 우리는 평소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이 바다쓰레기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그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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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명 동아시아 바다 공동체 오션 부설 한국 해양쓰레기 연구소 소장은 “일반 시민들도 잘 알려진 ‘3R(플라스틱을 적게 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으로 해양쓰레기 줄이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물을 깨끗하게 쓰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난 후 남은 기름은 휴지로 먼저 닦고 물로 씻기, 강력 세제 및 합성세제 양 줄이기 등 무심코 하는 행동들을 조금만 더 신경쓰면 물 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정부가 해야 하는 ▲쓰레기 수거 ▲예산 확대 ▲쓰레기 수거 기술 개발 ▲육상 쓰레기 차단 등 대책 마련에 대해 신경쓰고 목소리를 내는 것도 깨끗한 바다로 나아갈 수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 BBC뉴스 캡처
어린 바닷물범이 버려진 스타벅스 커피 병을 문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 BBC뉴스 캡처(DAN THURLING/MEDIA LINCS)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영국 부부 링컨셔의 도나 누크 해안에서 한 사진작가가 촬영한 어린 회색 바닷물범의 사진을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 속 새끼 물범은 누군가 버린 스타벅스 커피 병을 문 채 카메라를 보고 있다. 

현지 야생동물보호협회 ‘와일드라이프 트러스트’는 “이 사진은 인간이 물범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해양 쓰레기는 국가적 문제이며, 정부가 해양 환경을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측도 사진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재활용과 재사용을 장려함으로써 폐기물을 줄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새끼 물범이 포착된 도나 누크 해변은 ‘와일드 라이프 트러스트’가 영국 국방부와 협력해 정기적으로 해변 청소를 하는 곳으로, 올해 이 해변에서만 1500마리의 새끼 물범이 태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해변은 여전히 낚싯줄과 밧줄, 장난감, 각종 플라스틱 등 쓰레기가 발견되고 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누구나 더러운 환경을 원하는 생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무심코 버리고 있는 조그마한 생활용품들은 바다가 집인 해양생물들에게 독이 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은 당장 편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피해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조심해야 할 행동이다. 만일 현실에서 거창한 환경 보호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나와 주변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는 행동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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