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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의 주택칼럼] 전월세 상한제 필요한가?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기자
수정일 2015-04-28 18:27
등록일 2015-04-28 11:45

▲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올해 주택시장의 화두는 무엇보다도 전세난이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연속 31주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가격대비 전세가율도 아파트의 경우 평균 70%를 넘어서 90%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전세난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의 하락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전세의 월세전환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저금리와 낮은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집주인이 전세로 공급하기 보다는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 전월세 시장에 의존하는 임차가구의 경우 전세물량감소에 따른 전세가 급등과 전세의 월세전환에 따른 임대료 부담 증가 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묘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금의 주택시장 상황을 바라보면서 전월세 상한제가 조속히 도입돼야 하는가, 아니면 여전히 위험한 정책수단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볼 때 임대료 규제가 지니는 시장 효과는 정부가 시장임대료를 통제할 경우 단기에는 임대주택 공급량이 급격히 감소하지 않는다. 그러나 통제된 가격에 따라 공급은 점차 완전 비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임대료 규제에 따라 임대인 소득의 일부가 임차인에게 귀속되는 임대료 보조 효과를 가져 온다. 이론적으로 소득 재분배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임차인은 자가를 마련하기 보다는 임차로 거주하려는 성향을 보이게 돼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초과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로 임대료 규제가 계속될 경우 임대인의 임대소득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와 수요대비 임대주택 부족량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규제에 따라 임대주택의 수급불균형으로 나타나는 임대료 상승 비용을 임대인이 부담하는 결과를 가져와 임대목적의 주택수는 감소하며, 임대주택 공급용도의 자본은 대체 투자 상품으로 전환하게 된다. 정부의 정책실패에 대한 부담을 아무런 대가 없이 임대인이 부담하는 꼴이 되어 임대주택시장을 떠나게 된다. 이에 따라 임대시장에서는 수급불균형으로 잠재적 위험이 더 크게 팽창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임대용 주택에 대한 투자 의욕상실 뿐 아니라 수리·개축 등의 소홀로 임대주택의 질적 저하 현상도 가져오게 된다. 즉 임대료 통제 하에서는 임대인의 이윤 감소는 임대주택에 대한 주택서비스의 양을 줄이고 임대주택의 질적 저하를 가져와 주택수선 유지비용은 계속 상승하게 된다.

 

영국의 사례를 보면 1910년부터 1988년까지 임대료 규제 및 임대료 안정화 정책에 따라 민간임대주택 공급 감소로 민간임대주택 거주가구 비중이 1910~1988년까지 90%에서 1980년말 10%로 하락했다. 그러나 1988년 주택법 개정으로 신규임대에 대해 임대료 규제를 적용하지 않자 민간임대주택 공급 증가와 함께 민간임대거주자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도 보면 임대료 규제가 있었던 1971~1994년까지 임대주택에 대한 수선유지비와 1994년 규제 폐지 후 수선유지비 투자액 변화를 분석할 결과 약 16~24%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임대주택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량 감소와 주택서비스, 유지비용 감소 등으로 주택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임대주택시장에서 수급불균형은 악화돼 주택 품질은 저하되는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전세난으로 전세가격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성은 느낄 수 있으나 월세상한제를 도입할 의미는 낮아 보인다.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전세시장은 공급자 우위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월세시장은 월세물량 증가로 점차 수요자 우위시장으로 변화된다. 월세시장 동향을 보면 월세 전환 매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월세시장에서 굳이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임대인은 월세물량 증가로 공실을 우려하고 있으며, 세입자가 요구할 경우 보증금을 올려주고 월세를 감해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전세상한제만을 도입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 도입의 의미는 더욱 낮아진다. 전세상한제만 도입할 경우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화될 것이며, 전세물량은 더욱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논리적으로 볼 때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고 시장이 안정되면 폐지하는 내용으로 정책수단의 시기적 불균형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시점에서 단기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정책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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