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박진종 기자=지난해 12월 강원도 석회석 광산에서 붕괴사고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굴삭기 기사는 숨졌고, 사망사고가 됐다.

 

해당 사고로 숨진 굴삭기 기사는 삼표자원개발 하청업체가 계약한 개인사업자다.

 

사망 굴삭기 기사 유족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청원과 관련해 삼표 홍보팀 관계자는 공감신문과 통화에서 “안전문제를 강화하고, 유족문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표 사고로 인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강화 필요성이 확인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이다.

 

업계에서는 중대재해법이 강화될 경우,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크게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다음은 청원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평범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었던 40대 가장. 한 여자의 남편이자 대학생 두 딸의 아버지인 우리 아빠의 참혹한 죽음을 알립니다. 도와주세요.

 

지난 2020년 12월 16일 강원도 근덕에 위치한 한 석회석 광산이 붕괴 되었습니다.

 

저희 아빠는 굴삭기 기사입니다. 석회석 광산에서 석회석을 발파하고 채굴을 하면 트럭에 싣고 남은 석회석 잔여물을 굴삭기로 정리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사고 당일 아침 아빠는 출근을 하시면서도 왠지 그날만은 일 하러 가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대 근무로 3개의 조로 나눠 일하는 특성상 아빠가 일을 하지 않으시면 일이 다음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그 날도 출근을 하신겁니다

 

아빠는 사고 당일 점심식사 후 오후 1시에 작업 현장인 석회굴속으로 들어가셨고, 10분 후인 1시 10분쯤 광산이 붕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매몰된채 굴삭기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장소에서 9시간 35분만인 밤 10시 35분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굴삭기랑 좀 떨어진 곳에서 발견 된 것을 미루어 보아 광산이 붕괴되기 시작하자 이상함을 감지하시고 굴삭기에서 빠져나오시는 순간, 그만 무너진 토사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생매장 되어 고통스럽게 죽어간 아빠 생각을하면 숨소차 쉬고 있는게 죄스러울 뿐입니다.

 

그 차갑고 숨막히는 4~5m 높이의 토사에 깔려서 고통 받았을 우리 아빠를 생각하니 지금도 하염없이 눈물만 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지만 나아지지 않은 형편에 부모님께서는 삼척에서 작은 치킨집도 운영을 하셨었습니다. 매일 밤 늦게까지 닭 튀기시고 기름 쩐내에서 일하셔서 그런지 몸이 약한 엄마는 위암 판정도 받으셨습니다. 엄마가 치킨집을 하실때도 아빠는 퇴근 후 저녁에 가게에 와서 일을 하셨고, 일이 없으실 때는 낮부터 가게에서 배달도 하고 엄마 장사를 도우셨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우리가족, 아니 억울하게 돌아가신 우리 아빠 좀 도와주세요

 

억울함 1) 안전요원 미배치

아빠는 굴삭기 기사로서 광산 채굴현장에서 안전요원 한명없이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시끄러운 굴삭기의 소음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요즘 모든 작업현장에서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이런 개인사업자의 처우 개선에 관해 매우 민감한 시점인데 인건비 절감 이유로 그 위험하고 고립된 환경속에서 안전요원이나 신호수 한명 배치도 없이 혼자 일을 하다가 그런 사고를 당하신 겁니다.

만약 작업시 안전요원 한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주변에서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미리 대응 할 수 있었다면 아까운 생명은 사라지지 않았을겁니다.

 

억울함 2) 산재보험 가입방치

아빠는 사업장에 종속된 근로자로서 그 사업주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지입 차주로 개인사업자를 만들어 사업자간 계약을 맺고 산재보험을 가입하게 했어야 하나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였습니다. 아빠는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는 생각과 형편상의 어려움으로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못하셨습니다. 하청업체는 이와함께 장비(굴삭기) 종합보험도 가입되지 않은 상태로 작업 현장에 투입시켜습니다

자동차보험 미가입 차량인것을 알았음에도 그 위험하고 험한 굴속으로 아빠를 투입시켰습니다.

 

게다가 석회석 광산은 항상 붕괴 사고에 취약한 상태인 것을 누구보다도 채굴업자는 잘 알고있었을겁니다.

 

억울함 3) 원청의 방치

이번 일의 원청은 [xx시멘트]입니다. 본 회사 소속이 아니라서 그런지 현재 이 일에 관해서는 나몰라라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인 채굴업자인 [xxxx지] 역시 얼토당토하지 않은 금액을 합의금으로 제시하며 일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입한 굴삭기도 캐피탈 할부로 월 200만원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대학생인 저와 제 동생 그리고 몸이 완전하지 않은 엄마.... 저부터 당장 아르바이트 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겠지만, 당장 이번달부터 다가올 장비 할부 금액과 이자도 큰걱정입니다.

정신적, 금전적 고통은 물론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눈 앞이 캄캄합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제공 관계 실질이 사업장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 관계가 있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변호사를 선임하여 원청인 [xx시멘트]에 대응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부디 우리 아빠가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실 수 있도록, 이 땅의 모든 근로자들이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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