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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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임경현 칼럼니스트=최근 흥미로운 뉴스를 접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재고 모니터링 로봇을 도입한 지 1년 만에 로봇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당초 최저임금 인상 압박에 전방위적인 재고 모니터링 로봇 도입으로 대응했던 월마트였다. 로봇에 물품 하역부터 청소, 재고 관리까지 맡기고 있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7100원)로 올리라고 압박하자 전방위적 자동화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에 코로나 시국까지 겹친 이 즈음해서 왜 로봇 철수 이야기가 나왔을까. 이 일련의 상황은 로봇 도입을 고민하는 한국의 자영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마트는 약 5년 전부터 매장의 매대를 스캔해서 빠진 재고나 가격표 오류 등을 찾아내는 로봇 도입을 논의했으며 2018년에 미국 내 약 4700개 매장 가운데 50곳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월마트는 올해 1월 발표에서 로봇 도입 매장을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최신 IT기술을 활용해 매대 관리 로봇을 개발했고 각국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월마트 입장에서는 로봇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재고 파악 등의 일을 하면 사람들은 고객 서비스나 더 수준 높은 일에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IT 업계는 월마트가 로봇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고, 이것이 로봇 사용 중단의 배경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로봇들이 단순 작업을 대신 처리해줘 능률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고만 치고 다녔다는 것이다. 고장이 잦고, 입력된 프로그램과 다르게 오작동이 잦고, 고객들이 갑자기 다가온 로봇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매장에서 고개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줘도 모자를 판에 직원들이 로봇이 사고 쳐 놓은 것을 수습하느라 바쁘게 된 셈이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보면, 한국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곳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가 그리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믿고 성급하게 도입해서는 로봇의 뒤치다꺼리만 할 수 있고 돈은 돈대로, 몸은 몸대로 축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로봇직원 도입에 관한 한 안해도 후회하는 쪽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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