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은행계 증권사 중 나홀로 '순익 급감'

▲ 신한금융투자 본사
▲ 신한금융투자 본사

 

[공감신문]염보라 기자=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은행계 증권사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각종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얽히며 2분기 순익이 곤두박질 친 영향이 3분기까지 이어졌다. 

올해 실적 결산까지 1개 분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신한금투가 신한금융그룹의 '아픈손가락'에 머무를지 아니면 깜짝 실적으로 '효자'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1~3분기 2조95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로써 2조8779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제치고 '금융 왕좌' 타이틀을 지켜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 폭만 놓고 보면 KB금융에 뒤쳐진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542억원 증가한 것으로, KB금융(3.6%·100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양쪽 모두 은행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신한금융은 카드·보험에서 호실적을 거뒀으나 증권 계열사에 발목이 잡혔다.

 

이 기간 신한카드는 14.4% 늘어난 4702억원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56.0%, 0.8% 증가한 1713억원, 2133억원을 시현했다. 

 

반면 지난해까지 효자 계열사로 꼽혔던 신한금투의 순익은 8.7% 감소한 1846억원에 머물렀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275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2분기 순익이 104억원에 그친 영향이다. 이 회사는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라임 무역금융펀드' 등이 환매 중단됨에 따라 2분기 재무재표에 일회성 비용 약 2000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이와 달리, KB금융은 KB손해보험·생명의 순익이 뒷걸음질 치고 KB국민카드의 순익이 1%대 소폭 증가에 그치는 가운데서 KB증권의 '어닝 서프라이즈' 덕을 톡톡히 봤다. 이 기간 KB증권은 무려 50.6% 늘어난 338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결국, 증권 부분에서 1·2위간 실적 격차가 좁혀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은행 순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비(非)은행 계열사 실적이 금융지주의 실적을 가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보험·카드에서는 이미 신한금융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신한금투와 KB증권의 (4분기)성적에 (올해 리딩금융 향방이)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은행계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도 3분기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그룹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2880억원을,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4764억원)을 웃도는 5014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하나금융그룹은 3.2% 증가한 2조1061억원을, NH농협금융그룹은 4.8% 늘어난 1조4680억원(농업지원사업비 제외)을 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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