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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염보라 기자=6월 가계 빚이 크게 늘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정부의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급증하며 대출의 질만 더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928조8661억원으로 전월대비 8조1000조원 늘었다. 

이는 지난 2월(9조3000억원)과 3월(9조6000억원)에 이어 통계 편제(2004년 1월) 이후 세 번째로 큰 증가액이다. 6월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치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85조8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5조원이나 불었다. 전월 증가액(3조9000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주택전세·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 기타대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42조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액(1조2000억원)보다 약 2조원 많다. 늘어난 기타대출의 대부분은 가계 신용대출이었다. 6월 증가분을 포함해 신용대출은 올 상반기 7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2조9000억원)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다.

한은은 공모주 관련 자금수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3~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 일반 청약에서는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인 31조원 규모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바 있다. 

한편 시중은행의 6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조8000억원 줄어든 714조5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방정부 자금인출, 은행의 예금유치 유인 약화, 예금금리 하락 등을 감소 배경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예대율(대출/예금 비율)은 악화할 전망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주요 지표로, 에대율 상승은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의미한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에 따른 신용대출 등 대출수요 증가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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