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 이어 시중은행으로서 첫 성공사례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금융권이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본고장인 유럽에서 연이어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5억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글로벌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 두 번째이자 은행 중에서는 첫 사례다. 앞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5억 유로 규모 커버드본드 발행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국민은행은 특히 이번에 발행한 커버드본드가 '이중상환청구법'에 근거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유로화 커버드본드라고 강조했다. 

법제화 커버드본드는 유사 시 발행기업에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담보물에 해당하는 기초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중상환청구권이 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졌다고 평가 받는다.

발행금리 역시 역대 시중은행이 발행한 외화 공모채권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5년 유로화 스왑 금리에 40bp를 가산한 연 0.052%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S&P와 Fitch로부터 최고등급인 'AAA'의 신용등급을 부여 받아 높은 신용도와 안정성을 인정 받은 결과, 총 20억 유로를 상회하는 주문을 확보하며 최초 제시한 금리 대비 10bp 가까이 절감된 가산금리와 제로(0)금리 수준의 쿠폰금리가 결정된 것이다.

은행 측은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조달된 이번 발행 자금은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된다"며 "특히 KB국민은행은 조달 자금 일부를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글로벌 커버드본드 발행에 앞서 원화 발행을 통해 해당 채권에 대한 역량을 쌓아왔다. 총 7건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으며 발행금액은 2조12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도입한 새 예대율(대출/예금 비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공들여 왔다. 지난 한해 동안 나온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규모만 3조72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지난 5월 우리은행이 2000억원 규모로 5년 만기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며 코로나19 이후 잠잠했던 커버드본드 시장의 물꼬를 텄으며, 후발주자로 SC제일은행과 Sh수협은행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관련 계획(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예대율 산정 시에 예수금의 최대 1%까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을 예금으로 인정해준다고 하면서, 지난해부터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은행권의 주목을 받았다"며 "해당 채권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진 만큼 국민은행을 필두로 다른 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 추세도 원화에서 외화로 점차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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