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본사 전경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신한금융투자가 신한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6600억원 유상증자라는 통 큰 결정으로 신한금투에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날개까지 달아줬으나, 성과보다는 악재(惡材)들로 화답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악재들이 투자자 보호 또는 신뢰와 관련한 문제인 만큼, 일각에서는 신한금투의 이슈가 그룹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최근 홍콩 젠투파트너스의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신한금투는 이 상품을 3900억원어치 팔았으며, 이중 490억원어치에 대한 조기상환 요청이 4월경부터 들어왔으나 회사는 계약서상 약속한 환매를 진행하지 못했다. 채권 가격 급락으로 채권 매각을 통한 상황이 마무리되지 못한 탓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금투는 현재 독일 헤리티지 DLS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 라임펀드 환매 중단 논란에도 크게 얽혀 있다. 

특히 라임펀드의 경우 금액기준으로 법인에 2046억원어치, 개인에게 1202억원어치 팔아 각각 판매사 상위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체로는 우리은행(3577억원)에 이어 2위이며 증권사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더 큰 문제는 펀드 부실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해당 펀드를 지속 판매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전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팀장과 본부장을 구속하는 등 신한금투 전직 임직원의 연루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런 상황에서 이영창 신임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초대형 IB의 핵심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발판으로 제2의 도약을 하고자 했던 신한금투의 계획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미션까지 주어졌다.

고위험 추구의 영업형태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제언도 곳곳에서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채무보증액은 5조4000여억원으로, 지난 1년간 2조원 이상 불어나며 올해 1분기 말 자기자본(4조2000여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로 확대됐다. 채무보증액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100%를 초과한다는 건 그만큼 고위험 추구의 영업형태를 띄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공격적인 외형 확장의 노력이 결국 라임사태와 같은 것들로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사태를 잘 마무리함과 동시에 회사의 상품구조나 영업형태, 자산구조 등을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내부에 정통한 한 인사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공들였던 회사가 일순간 아픈손가락이 됐다"며 "현재로선 이영창 대표의 역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상품 관련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신탁부'의 신규 대체투자 상품공급 업무를 일시 중단하고, 'PBS사업부'의 사업범위를 축소하는 등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품감리부'를 금융소비자보호 본부에 뒀으며, 회사 업무 관련 모든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화할 '운영리스크 전담조직'도 신설키로 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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