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지원금, 잠시 핀 불꽃일 뿐”

“난공불락(難攻不落)”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카드사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인가 봐요? 코로나 19로 촉발된 세계적인 재난으로 회사마다 수익 감소로 직장을 잃고 일거리를 잃고 수입이 떨어져 목숨마저 부지하기 힘든 이때 흑자를 내는 곳이 있네요. (이하생략)” 밴 대리점을 정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한 업자가 “보도를 한번 보라.”라며 흥분하며 한 말이다.

강란희 칼럼니스트

 밴 업(대리점)자들이 고통을 호소한 일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역대 정권이나 선거철마다 내건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를 시행하고서부터 밴 업자들은 하루하루를 위기에 시달려 왔고 오늘도 사업의 유지와 폐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실정이다. 물론 여기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시장을 마음대로 교란하고 좀 약한 영세대리점을 상대로 고약한 갑질하며 살아온 대리점들도 없지 않다. <본지 4월 19일,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밴 업계, 벼랑 끝에 서다.⓵”> 

더구나 작금은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로 인해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재난 지원금으로 인해 카드 사용량은 늘어나긴 했으나, 밴 업자로서는 전년도에 비하면 별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카드사의 이윤추구를 앞세운 무리한 지급수수료 인하를 들 수 있다. 예컨대 가맹점에서의 거래금액에 따른 정률제 적용 등으로 수수료 삭감이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구분 그리고 무서명이나 매입전표 EDC 화 등으로 인해 업계는 춥다. <아래>

그나마 이 업은 당장 사그라지기보다는 생명력은 조금 유지는 할성싶다.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외상문화 덕분인 것 같아 좀 다행스럽긴 하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은 대금을 먼저 내고 구매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구매 활동 후에 대금을 내는 문화에 더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중 장년층의 중심으로 아직은 신용카드가 체크카드나 각종 페이 등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다. QR코드 등 제로페이 등이 쉽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난 지원금, 한시적인 불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 업계가 죽 쑤는 것은 “갑의 맘에 따라 휘둘리는 수익구조”와 “제 얼굴에 침 뱉기 식의 영업방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수익구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면 작금은 당장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 지급한 재난 지원금으로 카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것도 한시적으로 피어오른 불꽃에 지나지 않으며 곧 꺼질 불이란 것이다.

게다가 올 (2020년) 들어 밴사들은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대폭 낮춰 지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리점 업계가 고통은 물론이고 상당한 구조조정이나 폐업 등이 예상된다. 

“밴사의 젖줄은 카드사고 밴 대리점의 젖줄은 밴산데, 그렇다면 카드사의 젖줄은 (시장을 관리하며 카드사의) 어딜까요? 먹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는 밴 대리점이지 않습니까?”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모든 원료를 공급하고 젖(우유)을 생산해 내는 밴 대리점이야말로 갑이여야 마땅함에도 카드사는 갑 중의 갑이라는 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밴 대리점은 병도 아니고 정, 정도다. 라는 불만의 목소리다. 영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국민을 상대로 카드론 대출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은 접어 두고, 부가통신 분야는 한국의 특수한 밴 인프라를 살짝 젖혀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은 을인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정률제라는 이름으로 숨통을 조인다. 선거철만 되면 아직도 시도 때도 없이 소상공인을 위하는 길이라며 카드수수료를 거론하고 내렸다. “시장이 그냥 되는 줄 아시나 봐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것을 핑계로 카드사는 그때마다 수수료를 밴사에 지급하지 않거나 대폭 낮췄다. 수수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가맹점에서 고가로 거래되는 금액에 대해서는 어떨까? 그 빈도가 얼마가 되든지 카드사는 수수료를 차별 없이 지급해야 옳다. 하지만 카드사는 가맹점에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금액에 대해서는 높은 수수료는 챙기면서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한도를 정해 일정 금액 이상은 정액제로 일률 적용해 버린다. 이 같은 이중적인 잣대로 인해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시장은 어렵고 범법자는 더 많이 양산되고….”

“(전략)가맹점으로부터 거래되는…. (중복되는 말이 많아 중략) 고액으로 거래되는 것에 대해서는 엄청난 이익을 챙긴다는 이야깁니다. 좁쌀이 아무리 굴러도 호박 한번 굴린 만 못하잖아요. 물론 시장에서 고액거래의 빈도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 수는 있지만요. 이유야 이쪽저쪽 많거든요. 하지만…. (이하생략)”

결국, 주지 않을 구실은 여러모로 찾으면서 줄 방법은 웬만하면 외면한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말단 조직인 우리는 피를 말리는데 지네들은 배불리 먹고 남기기까지 하지요” 이 시기에 뼈아픈 말이다. 

다음은 문란에 빠진 시장 이야기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업체들이 있어 밴 시장 자체가 상도의를 찾아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규칙이나 규정조차도 없는 오합지졸이라고나 할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려운데 더 어렵다는 영세업자들의 호소다.

대리점 업계는 어려운 와중이라도 서로 지킬 도리만 지키더라도 이렇게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 살 깎아 먹는 소행만 자행하지 않으면 그나마 같이 좀 오래 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시장에서 서로 기본법을 준수하고 덤핑과 눈속임을 자제하고 약간의 배려와 양심이 조금씩만 가져준다면 좀 더 많은 일자리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엄연히 법으로 정해진 우량가맹점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등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과 없이 자행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지키지 않기로 유명한 곳이 이 바닥(밴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법이 최대로 관대한 곳도 이 바닥이고 신고를 해도 정부나 검찰 등 조사가 지지부진(遲遲不進)하다 보니 더 많은 범법자를 양산하고 있는 곳도 이 바닥이다. 관계자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와 한숨을 쉰다. “우리야 어떻게 하소연할 길이 없잖소?! 누가 우리 소상공인 밴 대리점 업자를 눈여겨 봐 주는 곳이라도 있답니까?” 가슴 아픈 말이다. 그래서 업계는 엄격한 법 적용을 주문하고 있다.

어쨌든 밴 대리점 업계의 절규가 괭 하지 않는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나름대로 밴사는 밴사대로 대리점들과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금융결제를 지원하는 PG(Payment Gateway 전자결제 대행) 등 다양한 간편결제 사업을 추진하거나 이미 하고도 있다. 

더불어 비대면 금융결제 방식에 대해 시장에는 많은 연구와 결과물도 내놓고 있기는 하다. 더구나 코로나 정국을 맞아 금융결제시장은 비대면으로 급속하게 옮겨지고 있는 실정이고 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것은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융결제시장의 다변화에 따라 밴 업계도 환경변화를 주도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업계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고,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 등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수십만의 일자리가 걸려 있고 유지할 수 있는 밴 업계도 약간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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