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박진종 기자=안철수 전 국회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7일 손학규 대표를 만나 바른미래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하고, 자신이 그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투표 방안도 제시했다. 사실상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자신과 안 전 의원은 뒤로 물러나고 미래세대를 주역으로 내세우자며, 안 전 의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떠났다. 

안 전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자기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제대로 일하는 실용정치로 바꿔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하다. 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 나갈 수 없다”고 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손 대표와 안 전 의원 모두 정치 세대교체 등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큰 듯하다.

새정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난해부터, 총선이 가까워지며 다시 커지고 있다.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우리나라도 국민 요구에 맞는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이사장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을 새 정치세력의 예시로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정치 그 자체인 인물이다. 마크롱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선출직 경험이 없었다. 마크롱이 신생 정당 앙마르슈(En marche)를 창당했을 당시,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매우 적었다. 하지만 마크롱은 대격변(raz de marre)을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마크롱이 대격변을 이룰 수 있던 배경으로 프랑스의 양당체제와 국민의 실망감을 꼽았다. 제5공화국 이후 프랑스는 공화당과 사회당이라는 보수와 진보 양 정당 구도가 굳건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들은 크게 다를 것 없는 보수와 진보 정권, 공화당과 사회당에 대한 염증이 컸다. 그리고 프랑스는 완전한 정치신인 마크롱을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30년 유지된 보수와 진보 기득권을 향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는 새정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온다. 현 정치권은 이에 부응하려는 듯,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각 정당 간 통합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신생 정당들도 다수 출현했다. 하지만 이들이 기성정치권을 뚫고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생 정당의 자리에 기성정치인들이 새정당, 통합이라는 탈을 쓰고 앉아 있기 때문이다.

정말 새정치에 뜻이 있는 기성정치인이라면 스스로 새정치가 되려 하지 않아야 한다. 새정치인 척하지 말고, 정치신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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