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워”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초 대첩, 점점 커지는 국민의 함성”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감동의 눈물이 납니다.” “이게 가능할 거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어떤 조직도 개입 없이 이 많은 간절함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내가 이런 역사의 현장에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등 국민의 간절함과 희망과 소망들이 가득했다.

2019.10.5. 서초동 촛불문화제 태극기 찾은 퍼포먼스. 검찰개혁 조국수호 공수처 설치 언론개혁을 외치고 있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2019.10.5. 서초동 촛불문화제 태극기 찾은 퍼포먼스. 검찰개혁 조국수호 공수처 설치 언론개혁을 외치고 있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2019년 10월 5일 제8차 서초동 촛불문화제는 또 한 번의 역사를 기록한 날이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자발적으로 참여 인원은 가늠할 수는 인파가 몰렸다. 아예 주최 측은 언론에 알아서 쓰라고 할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만큼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300만 인파가 모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날은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다. 벌써 2000일이란다. 이같이 안타깝고 중요한 사건 사고가 수두룩한데 조국 가족만 파고 있는 검찰을 보면서 “이게 과연 국민 검찰인가? 뭔 짓거리를 하는 건가? 싶어 왔습니다. 분명한 건 모두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라는 말들을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검찰을 향해 “이제 ‘제발’ 그만해라.”라고 말한다. 더는 인격 모독과 인권 파괴를 중지해 달라고 ‘애원’한다. 이것의 의미를 검찰은 잘 알아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제발”이나 “애원”을 할 때는 잘못을 비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마지막이라는 애절한 단호함의 표현이다.”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검찰은 국민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잘 알아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날 촛불 현장에 한 어린이가 들고 있는 인상적인 글이 있어 소개한다. “검찰 아저씨 우리 엄마도 내 일기장을 검사하지 않아요.”

“완벽한 준비, ‘개국본’에 감사”

“완벽한 준비에 감사합니다. 이것이 어느 조직에도 손 벌리지 않고, 의지하지 않고 순수한 국민의 절실한 힘입니다. 1000원짜리 힘이 이 정도인 줄 몰랐습니다.”

“개국본(개싸움 국민운동 본부)과 시사타파에 감사합니다. 이 정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자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인데 이 일을 해낸 관계자 여러분 대단하지 않습니까? 스스로 참여해서 험한 일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일한 자원봉사자 여러분도 감사하지요.”

이날 촛불문화제 서초역에서 본 네 방향 모습.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이날 촛불문화제 서초역에서 본 네 방향 모습.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전국에서 자비를 들여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주신 분들도 대단하지요. 이것들이 모두 같은 맘이고 같은 열망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눈물이 납니다. 아직 우리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머지않아 반드시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일각에서는 관제 집회니? 돈을 대 주느니? 하며 음해하는 정치권이나 세력들이 있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난 내 돈 내고, 아니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모두 각자 등산이나 관광할 때처럼 자기 돈 들여서 오는 겁니다. 누가 동원령 내린 것도 아니고요. 이게 우리만이렵니까? 전국에서 다 그래요. (중략) 참 웃기죠. 계속 그러다 큰코다치죠. 우리가 지들 같을까 봐요.”

“숨을 쉴 수 없는 분함을 어찌할까요?”

이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사연을 다 소개를 할 수가 없어 안타깝다. 그건 그렇고 이날 교대역 부근에서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자원봉사자도 아니면서 피켓을 나누어 주며 열심이다.

 “전 매회 때마다 나왔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언론 보도나 검찰의 행태를 더는 볼 수가 없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이것이라도 합니다. (중략) 나도 가게를 하면서 장사를 해야 하는데 답답하고 치미는 울화는 여기 모인 분들과 다르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찬 구호를 외쳤다. “검찰 개혁” “조국 수호” “공수처 설치” “언론 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SNS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전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이란다. “도저히 자신들이 이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고 숨을 쉴 수가 없을 것 같은 마음에서 이곳에 나옵니다.”라고 말한다. 

“하라는 수사는 내팽개치고 한 가족을 짓밟고 뭉개고 인권을 탄압하고 몸이 아파 구토를 하는 사람을 억지로 소환해서 항복을 받으려는 인간들, 어린 자녀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어 협박을 일삼는가 하면 명품을 찾아 망신을 주기 위한 압수수색은 과연 정상인가요? 이것을 또 경쟁적으로 받아쓰는 언론은 쓰레기 다 못해 오물 덩어리지요.”

“(이어진다) (전략) 나왔나요? 뭐가 나왔냐고요? 돈 많은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 정치인들 패스트 트랙 등 범법자들은 왜 그대로인데요. 표창장이 마약보다 더 무서운 범죈가요. (너무 흥분했다. 숨을 가다듬고) 이번에 가지고 들어온 돈 많은 사람 딸의 마약…. 그게 기각될 만큼 하찮은 건가요? (이하 생략)”

“참, 조국 장관님이 무섭긴 무서운가 봐요. 아주 사생결단을 하고 덤벼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번에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 버렸거든요. 촛불도 점점 더 많이 켜지지 꺼지질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고 전쟁 없는 평화를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냥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물어뜯는 저 작태들을 좀 보세요. (10.3 광화문 집회에서 나타난 온갖 이야기는 여기서 생략한다) 오직 지신만 생각하고 발광하는 게 추잡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여간 이번엔 싹을 도려내야 합니다.(이하 생략)”

이날 촛불문화제 서초역에서 본 네 방향 모습.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이날 촛불문화제 서초역에서 본 네 방향 모습.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공정/진실 보도 부탁합니다.”

이날에는 촛불 집회에서는 메인보다는 사이드에 있는 촛불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이들은 한결같이 손을 모으고 언론을 향해서 “공정/진실 보도 부탁드립니다.”라고 두 번 세 번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았다. 이들의 눈빛에서는 남녀노소 나이 불문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이다.

촛불 한 사람 한 사람의 간절함이 묻은 얼굴들을 잊을 수가 없다. “제발 공정/진실 보도 부탁합니다. 취재했으면 있는 그대로를 보도 바랍니다.” “저 수 많은 기자가 취재해 가지만 보도의 내용은 왜 그렇게 다를까요? 진정한 국민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해 주세요.” 한 노인의 말이다. 

이런 국민의 순수한 눈망울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저희는 보고 느낀 그대로를 기사화하겠습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사실 언론이란 취재한 사실대로 본 대로 느낀 대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전해 주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언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뒷이야기”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서울 서초동 일대가 왁자지껄하다. 가게 곳곳마다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소주잔 호프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어디서든지 볼 수가 있다. 잔을 마주치며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또 건배사를 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뒤풀이는 이날 12시를 넘어 새벽까지 이어 지면서도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촛불 구호는 서초동 가을밤을 물들게 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의 입에서 나오는 구호는 한결같았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도 저런 신상털이를 당할 수가 있다.”라는 두려움에 모두가 나선다는 이야기다.

한 주점, 옆 테이블에 대여섯 명의 법조인들이 모여 이날의 촛불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 사람들도 “나도 사람인데 잘못된 법은 바로 잡아야 하고 지금의 검찰 행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열을 올렸다. 

이들은 전문가적인 이야기를 하며 검찰의 조직은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서슴지 않은 것을 볼 때, 촛불들은 서로 안면도 모르지만 간절한 마음이 합쳐서 나오는 외침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들은 술잔을 들고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언론 개혁”이라며 구호를 외치자 실내에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주먹 쥔 손을 들고 같이 외쳤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 깨끗해진 서초동 중앙지검 앞 도로 모습. 사진=페이스 북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 깨끗해진 서초동 중앙지검 앞 도로 모습. 사진=페이스 북

또 한 촛불문화제 인근에는 건물마다 가게마다 화장실 오픈해준 업주 등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히 안내해준 경비원 아저씨 대로변에 문을 닫고 협조해준 주유소 등 국민이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단다.

더불어 촛불이 떠난 자리는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다. 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우리가 사용해야 할 자리기에 깨끗이 치워야 한다는 촛불들의 마음을 보니 한기가 느껴지는 가을 늦은 밤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단다.

한편으로 호황을 누린 곳도 많다. 음식점 편의점 주점 등은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며 “감사한 일이죠. 저희도 현장에 촛불을 들고 나가야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이 호황을 그냥 버릴 수가 없어서요.”라며 겸연쩍게 웃는 업주도 있었다.

물론 반대쪽에서는 촛불문화제를 보고 “아무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 나왔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을 정부 선동에 의한 집회다.” “교회에서 들고 일어나 (적절치 않아 생략) 한다.” “문(재인) 정부가 가진 사람들의 재산을 몰수하려는 수작이다.” “그냥 총이 있으면 (적절치 않아 생략) 싶다.”라는 등의 말들이 있어 난감하기도 하다. 

2019.10.5. 서울 교대역에서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피켓 봉사를 하는 신문사 전 편집국장. 사진=호박넝쿨 제공
2019.10.5. 서울 교대역에서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피켓 봉사를 하는 신문사 전 편집국장. 사진=호박넝쿨 제공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워”

어쨌든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운 법이다. 혁명은 그냥 무력으로 진압하면 되지만 개혁을 그렇지 않다. 개혁은 반대파를 소로시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힘들고 어렵다는 말이다. 작금에 상황을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시중에는 오만가지의 음해가 난무하다. 

하지만 언뜻 보면 나라가 두 개로 쪼개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으나 이것은 진정한 하나 되기 위한 극심한 진통이며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마치 고려 말기에서 조선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국가를 위해 서로 충돌하는 다른 이견들을 조율해 가는 중이라는 말이다. 법 앞에서의 누구나 평등한 자유, 만인에게 적용되는 평등한 법리적용,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 누구나 함께 웃을 수 있는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같은 거 말이다.

“우리(촛불)는 가진 자들의 것을 뺏어서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가진 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람은 서로 처지대로 살아가지만, 기회는 공정하게, 특권은 가진 자에게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모든 법의 잣대는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 왜? 기득권층은 이런 간단한 것을 놓기를 거부할까? 이것을 놓는 순간, 마치 자신들의 세상이 종말이라도 온다고 느끼는가 싶기도 하다. 서로 평등한 세상에서,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서로 어우러져서 모든 잣대가 같은 세상에서 살자고 외치는 것인데 말이다.

 촛불은 묻고 있다. “이것들이 잘 못 된 것입니까?”

“이 같은 세상, 즉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촛불)는 혁명보다 더 무섭고 어려운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것입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