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뿔났다.”

“개싸움 국민운동본부”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사람이 모여든다. 마치 쓰나미가 밀려오듯 모여든다. 한 손에 피켓 또 다른 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친다. 남녀노소 나이 불문이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말이다.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정치 검찰 파면” 등.

<2019.9.28. 서초벌에 모여든 200만 인파. 사진=페이스북 펌>

2019년 9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벌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날 촛불 문화제는 “검찰 개혁과 사법 적폐 청산 범국민시민연대 개싸움 국민운동 본부(개국본)”에서 주최한 제7차 촛불 문화제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몰려든 성난 국민은 200만…. 오후 4시경 서초역을 비롯하여 골목 구석구석에서 구호를 외치며 모여든 사람들로 인해 서초경찰서와 그리고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앞 10차선 도로가 완전히 열렸다. 이곳 본부 무대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반포대교 입구부터 뒤로 예술의 전당까지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또 서초역부터 교대역을 지나 강남역 인근까지 가득 찼다. 이뿐만 아니다. 서초경찰서 인근 누에 다리는 물론이고 골목골목마다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은 숫자로 가늠하거나 예단하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뿔난 군중들을 보고 주최 측도 놀랐고 경찰 검찰 언론 등이 놀라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정치권도 바람같이 달려와 현장을 확인하는 가하면 국내외 취재진의 취재 경쟁은 가을밤을 더욱 타오르게 했다.

<국내외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국내외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국내외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그럼 여기서 잠깐 <개국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날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기로 하자. <개국본?은 작금에 발생하고 있는 검찰의 과도한 기소권 남용으로 인해 한 가정의 인권이 말살되고 있는 현장과 먼지털기식 수사와 과도한 압수수색 그리고 피의사실유포와 인권침해 등으로 사법부의 정치 검찰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어 그냥 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가 설립되었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은 엄연한 3권분립의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국무위원인 장관을 임명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하는 과정에서 법무부의 외청인 검찰의 무리한 개입으로 입법부의 고유권한을 침해하고 대통령의 고유인사권까지 심각하게 흔들어 놓고 있어 이런 일련의 도를 넘는 행태를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이다.

“국민이 뿔났다.”

그렇다면 왜? 국민은 뿔났을까? 뿔난 사람들은 왜? 구름처럼 몰려들어 목이 터져라. 외칠까? 왜? 국민에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 치를 떨게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물음의 답은 인권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작금의 검찰은 과도한 기소권의 남용으로 인권을 말살하고 있다고 분개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목소리다. 이 사람들은 목이 터져라,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를 외칠까? 여기서 답은 검찰의 이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휘두르는 칼에 우리 새끼들이 맞을까 봐 두렵다는 이야기다.

“(80대 노부부)이 나이 되도록 모르고 살아왔어요. 요즘 속속 드러나는 진실들을 보면 끔찍해요. 간첩도 만들고 없는 죄도 만들려고 하는 것을 보면, 이거 이렇게 놔도 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보세요. 조국 가족은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고 또 하고 생발광을 하는 저런 짓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있을 수가 없지요. (중략) 내 자식이 살아갈 나란데요.”

이날 주최 측은 각 언론사의 원활한 취재를 위해 취재 허가증을 발부받은 언론인들만 취재가 가능했다. 본 취재 허가증은 글쓴이가 받은 증이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이날 주최 측은 각 언론사의 원활한 취재를 위해 취재 허가증을 발부받은 언론인들만 취재가 가능했다. 본 취재 허가증은 글쓴이가 받은 증이다.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20대 청년) 사법부도 문제입니다. 압색(압수수색)영장 발부하는 것 좀 보소. 11시간 동안 영장변경이 도대체 몇 번이나 변경됐습니까. 가만 보면 판사가 아니라 영장 자판기 같아요. (중략) 애들 일기장 가져가서 뭐 찾으려고요. (중략) 이빨이 갈리죠. 만약 그 자리에서 부인이 잘못되기라도 했으면 누가 책임을 질건데요.”

“(50대 남) 검찰과 언론이 합작해서 노무현 대통령도 보내고 노회잔 의원까지 보냈는데 그분들, 지금 와서 보면 무슨 죄가 있었습니까? 그리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하 사용용어로 적절치 않은 단어들은 고쳐 씀) 누가 있었습니까? (중략) 이제 우리는 아무도 보내지 않으려고 여기 왔습니다.”

“(60대 여) 언론을 보면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어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하고 확인차 왔는데 너무 많은 사람을 보고 눈물을 흘렸어요. 이곳에 모인 수백만 인파가 이렇게 요구하고 인권탄압 중지를 외치는데 우리나라 언론이나 검찰은 뭐죠? 화가 나요. (이하 생략)”

“(20대 학생 여)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어요. 저 밑 (서초역->교대역) 꽉 찼어요. 발 디딜 틈이 없어요. 난 학생인데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근데 오늘부터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그리고 담 집회 땐 반드시 옳고 그름을 알고 올 겁니다. 담에 꼭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2019.9.28. 각 대학교수의 시국선언.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렇듯 서초벌에 모인 군중들의 마음은 하나 같이 한곳으로 모여 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대단한 국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6일 3박 5일간의 유엔 총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많은 성과를 거두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간혹 보인다. “우리나라 언론들 보면 지금은 오직 조국 물어뜯는데 말고는 관심 없어요. (이하 생략)” 한 젊은 직장인의 말이다.

그건 그렇고 이번 9월 28일 서초벌에서 나타난 참 신기한 일도 목격되었다. 서초동의 골목마다 상인들은 신이 낫다. 평소엔 주말 거리는 평온했던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가게마다 사람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가게마다 편의점마다 고깃집도 짜장면집 등 가게마다 모든 물건이 동이나도 사람들은 아사히 맥주 등 일본제품만은 구매도 요구도 하지 않는 등 팔리지 않고 그대로였다. “맨날 이런 날만 계속되었으면 살 것 같아요.” 한 가게주인의 말이다.

어쨌든 많은 사람은 작금의 사태를 검찰이나 언론이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촛불을 다시든 사람들이 200명이 200만 됐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오는 10월 5일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자신들의 소리를 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민이 뿔 나서 “더는 그대로 볼 수가 없다.”라는 국민적 공감대에 역행하는 검찰과 언론은 다시 한번 성찰의 기회가 되어 국민이 안심하고 다가갈 수 있는 검찰과 언론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이 민심이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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