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지난 9년간 중국정부는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풀고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어왔다. 3년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대출한도를 올리고 예금 기준금리를 6차례 3.0%에서 1.5%까지 인하했다. 그 결과 지난해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급등하는 가격에 놀란 중국정부는 올해 초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규제하기 시작했다. 높은 집값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기 전에 급히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진=Pixabay

한편으로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내 사회간접(인프라)자본 투자와 해외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 민간투자 감소로 인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서 정부투자를 늘린 것이다.

중국정부는 슝안지구라는 약 670만명 베이징의 부도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도시 건설을 시작했다. 그리고 환경파괴문제로 보류해 두었던 세계 2대 규모인 바이허탄댐 공사도 시작했다.

중국 내 고속철도 사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자 중국정부는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 인프라사업으로 ‘일대일로’ 사업을 진척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부양책들이 중국경제가 6%대의 성장을 지속하는 뒷받침이 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경제가 목표대로 약 6.5%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 중국경제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018년 이후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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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위험은 부채 문제이다. 민간기업의 부채는 올해 초부터 당국이 신용관리에 들어가 지금 구조조정 중이다. 지방정부 부채는 중앙정부가 보증하고 국유기업 부채도 자본출자로 전환하여 당장의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부채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부채증가 속도가 다소 느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까지는 관리 가능한 상태로 잠복된 것일 뿐이며 부채의 부실 문제는 언제든 신용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

둘째 위험은 공급과잉 문제이다. 제조업의 공급과잉은 민간기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통해 해소되는 과정에 있으나 반면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은 매우 더디다. 제조업의 공급과잉은 점진적인 공급조절로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부동산 공급과잉이다.

부동산 공급과잉은 한번 공급과잉이 되면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 중국은 이미 부동산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상업용 토지에 주거용 오피스텔 건축으로 허용했던 실정으로 보아 상업용 빌딩의 공급과잉은 더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택공급은 약 3년전 미분양 적체로 건설업체가 자금난을 겪을 정도로 일시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이후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지만 주택공급도 크게 늘어 공급과잉 상태가 여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위험과 둘째 위험인 부채문제와 공급과잉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두 가지 위험 중에서 하나라도 현실화되면 상호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위험이 현실화되면 중국경제는 일본식 장기불황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일자리와 인구라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지난 시대에선 해마다 일자리가 꾸준히 늘었다. 해마다 일자리가 늘면 경기침체가 발생해도 몇 년간 구조조정과 가격조정을 거치고 나면 경기가 회복되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일자리 창출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 중국도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경제활동 인구도 줄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한번 공급과잉이 되면 좀처럼 해소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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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가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저금리는 미래 잠재수요를 현 시점으로 앞당기고 투기바람도 일으켜 가수요를 만들 뿐이다.

중국의 도시화 비율이 낮다고 향후 주택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그것은 과거 일본과 한국의 사례를 단순히 비교한 것에 불과하다.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도시는 발전할 수 없다. 만약 일자리 창출 없이 도시화 비율을 높이면 공급과잉만 악화시킨다.

저금리에서도 그리고 낮은 도시화 비율에서도 부동산 거품은 붕괴될 수 있다. 다만 시기와 규모의 문제이다.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한 다음에는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기 때문에 가격붕괴가 늦어 질 수 있다. 하지만 늦어 질수록 가격거품은 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면 미국금리가 중국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중국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중국 내 자금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고 인상하지 않더라도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내년 이후 언제라도 중국 부동산 거품붕괴가 시작될 수 있다. 한번 거품이 붕괴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거품붕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경기부양 수단이 없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부동산 거품붕괴가 발생하더라도 당국의 신속한 개입으로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실물경제 하강은 막을 수 없다. 거품이 붕괴되면 2018년 중국 경제성장이 약 4% 내외로 떨어질 수 있다. 만약 거품이 붕괴되지 않으면 중국경제는 약 6%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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