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 태극기 말고 다른 방법 찾아야….”

“태극기는 곧 대한민국이다.”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태극기가 무서워요”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더구나 태극기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큰일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 없어 보인다.

<2019.6.16. U20 월드컵결승전, 대한민국 응원단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우선 국기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짚어 보자면 국기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소중하게 다뤄진다. 국기는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극기는 100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박영효를 시작으로 임시정부와 선열들과 더불어 숱한 고초와 영광을 같이해 왔다. 일제의 총칼과 죽음 앞에서도, 스포츠 현장이나 불모지 사막의 건설 현장에서도 그리고 전쟁터 등에서도 태극기는 언제나 같이했다. 다시 말하면 태극기는 곧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는 말이다.

이런 사정으로 오늘은 그동안 태극기에 대해 시민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몇 개만 정리한다.

“태극기가 무서워요.”

“우리 애가 태극기를 보면 무섭대요. 검은 선글라스가 무섭대요.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하루빨리 바로잡았으면 합니다.” 학부모와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다.

“광화문도 못 가겠어요. 시내 곳곳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무서워요. 예전에는 태극기를 보면 뭔가 뿌듯하고 뭉클하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터 무서워졌어요. 태극기 근처도 가기 싫어졌거든요.”

<태극기 집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 동네 어른 중에 자전거에 태극기를 달고 다니시는 분이 있어요. 다른 동네도 가끔 보이기도 하던 돼요. 그분들은 그냥 달고 다닐지 모르지만, 지금은 무서워요. 괜히 피해서 가게 된다니까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딱 맞은 것 같다.

“어떨 때는 가슴을 쓰려 내려요. 이번 U20 월드컵축구 결승전에서 저도 분명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 흔들며 대한민국을 소리치고 있는데 갑자기 태극기 물결이 일 때면 내가 어디에 있는가? 태극기 집회 한가운데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착각으로 가슴이 덜컹한다니까요.”

“외국에 있는 친구가 왔어요, 그런데 그쪽(나라)에서는 태극기를 아주 하찮게 여긴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왜냐면 식탁보로 사용한다든가, 사용 후 아무 대나 버리고 짓밟히는 모습을 그대로 본다나 봐요.”

“사실 태극기는 예전에는 비도 맞으면 안 됐고 버려지거나 더러워져도 안 됐으며 국기를 게양할 때나 하강할 때는 가는 걸음도 멈추고 경의를 표했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태극기만큼은 국민이 사랑하고 존경하며 가까이 갈 수가 있어야 하잖아요.”

“스포츠 현장이나 외국에서 태극기가 게양되거나 펄럭일 때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나잖아요. 이제 그런 것이 서서히 없어지는 것 같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태극기를 보면 먼저 어르신들이 검붉은 얼굴과 모자에 선글라스 쓰고 소리지르는 무서운 생각이 제일 먼저 들거든요.”

< 사진=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한 장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기를 바꿔야 할 것 같기도 해요.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태극기의 소중함을 배우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가 변화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간혹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왜 태극기를 함부로 하냐?’고 물으면 난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태극기,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돼….”

그도 그럴 것이 어린 학생일수록 가르침은 바르고 정확하고 진실 된 것만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태극기는 소중하고 숭고하며 나라를 대표하고….” 등을 가르치는데 작금의 우리 사회는 구석구석 태극기가 소중하기는커녕 아무 데서나 난무하고 뒹굴고 어지럽혀진 모습과 아무렇게나 다루어지는 모습들이 여과 없이 전파까지 타다 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자라는 학생들의 정신적 혼란이 온전할 수가 있겠어요.”

이런 사정으로 교육계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하소연한다. 한 학부모는 “왜 걱정을 안 해도 될 일을 어른들이 만들어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 초등학교 선생입니다. 한번은 역사를 가르치다 태극기에 관해 이야기할 시간을 가졌어요.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요즘 일어나고 있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해서 참 난감했습니다.”

우리는 한때 태극기를 게양하거나 하강할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가던 길도 멈추고 부동자세로 경례를 하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말하면 태극기를 함부로 하면 처벌을 받았다는 말이다. 더구나 태극기는 비도 맞으면 안 되고 해가 지면 하강해서 곱게 접어 보관함에 보관해야만 했고 구겨지거나 잘 못 관리된 태극기는 곱게 다려서 보관하고 게양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2019.6.14.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 국빈방문 중인 스톡홀름 왕궁에 게양된 태극기.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구겨지고 찢기고 짓밟히는 것은 예사다. 방석으로 식탁보로도 사용되고 옷으로도 지어 입기도 한다. 이 모두가 예전 같았으면 큰일 날 일이다.

물론 현대에는 태극기를 다른 나라처럼 패션 등에 활용되기는 한다. 이것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 관리되고 함부로 하는 것들을 나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일명 태극기 집회라는 곳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떨까? 우선 그들은 자신들이 “애국세력”이라고 믿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부류는 “여기 나오면 재미있어요. 그냥 답답하게 놀면 뭐해요. (이하생략)” 등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어쨌든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집회 문화다.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다양하게 표출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많다. 다시 말하면 태극기 말고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 또한 국민이 보는 시선이다.

아울러 우리 소중한 국기인 태극기가 국민에 대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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