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비판보다 누구나 잘잘못은 당당히 말 할 수 있어야...”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국회가 미쳤어요. 일도 안 하고 놀고먹더니만 이제는 아예 짐승처럼 변해 버렸어요.” 2019.4.25. 국회에서 벌어진 국회의 작태를 보고 어느 시민이 한 이야기다.

강란희 칼럼니스트

“저러고도 우리한테 표 달라고 또 허리를 굽힐까요.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것 같아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아요. 우리 손으로 저런 사람들을 뽑았나 싶어 자괴감이 들어 본적 처음입니다.”

이야기를 잠깐 돌려서…. 4월은 동창회 계절이다. 어느 지역 어느 학교든지 동창회는 전국적인 여론 동향 살피기는 이보다 더 적격인 곳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묻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국 이야기나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토론하고 얼굴을 붉히는 등 때로는 (멱살 잡는) 싸움까지도 한다.

지난 토요일 경북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마침 이날 진해와 구미에서 모임이 있어 오는 길에 다녀 왔다. 좀 늦게 도착해서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다.

각설하고, 역시 TK(대구 경북지역을 일컫는 말) 다르긴 다르다. 분위기가 다르다. 뭔가 느낌도 달라 보인다. 전국에서 모인 동창들 속에는 나름으로 보수를 주장하는 사람과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 그리고 중도와 이도 저도 싫다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

행사가 끝나고 삼삼오오 자연스러운 술자리와 함께 이들 나름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취기가 오르자 한 친구가 “야! 너 말이야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 (잘한다) 이야기 나불거리면 맞아 죽는다. 죽어”라며 소리쳤다.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행사 후 뒤풀이 모습 / 강란희 칼럼니스트

“(받아친다) 잘하면 잘한다. 못하면 못한다고 하는 것이 맞아 죽을 일이냐? 너는 그런 생각부터 버려. 뭐냐 그게…. 솔직히 여기가 내 고향이지만 (지역 사람들)하는 것 보면 너, 들도 느끼는 것 없어…….” 라고 하자 금방 분위기는 험악해진다.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기세다.

그래서 어떤 모임이든 “정치, 종교, 돈 등 민감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라.”라는 법칙이 생겼나 보다. “그래도 그걸 빼고 나면 또 무슨 맛이 있습니까?”라는 사람도 더러(가끔) 있긴 하다.

중략 - (참 별별 이야기가 오간다.)

“(또 한 친구가 말을 받는다.)변화기는 변해야 해. 우리가 솔직히 좀 막무가내잖아. (갑자기) 야! 너. 말이야, 넌 어제 나한테 뭐라 그랬어, TK가 변해야 나라가 산다며…. 또 맘이 변했어. 너무 그러지 마(후략)”

“그래…. 그래야 하는 줄 알면서 안돼.”

“그래 인마, 젊음을 앞세워 민주화를 위해 어깨동무했을 때를 좀 생각해봐. 그때 우리가가 얼마나 가슴 설레고 겁 없이 목 터져라. 소리 질렀니. 나이 좀 들었다고 그러면 되냐. 우리 나이에 판단이 흐려지면 이 나라도 끝이야. (후략)”

어느새 이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상록수>다.

“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이하 생략)”

어느덧 이들은 하나가 됐다. 연이은 몇 곡의 노래는 이들의 지난 추억과 이념 등을 초월하고 있었다. 비록 머리는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가 더 많은 50대부터 60대 노장 청년들의 아련한 학창시절의 추억의 밤은 깊어만 갔다.

그건 그렇고 다시 작금의 여의도에서 일어난 (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시민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비교해서 살펴보자. 요즘 국민이 국회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아니 차라리 분노한 민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시민들은 “저럴 배야, 차라리 문 닫아라.”라고 꾸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와중에 “000정당을 해산해 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500,000명을 넘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1,600,000명을 훌쩍 넘겼다) 국민청원 방법을 물어보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더는 못 보겠다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아마 이 같은 민심들이 국민청원으로 표출되는가보다 싶다.

“도저히 2020415까지도 못 기다리겠어요. 열불 나고 화딱지가 나서 볼 수가 없어요. 누구 하나 국민 생각하는 사람 있어요. 전부 지네들 밥그릇 싸움이지요.”

“어저께까지는 식물국회니 뭐니 하더니만 지금은 동물 국회라고 하네요. 내가 볼 때는 짐승 국회요. 짐승…. 저러라고 우리가 뽑은 줄 아세요. 까놓고 이야기하면 난 경남사람이요. 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바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독재’가 뭐요. 자기들이 독재를 알기나 한가요?”

국회법 165조 국회 회의 방해 금지

단단히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옆에서 맞장구까지 치는 사람도 있다.

“독재는 말입니다. (사연이 있는 듯 머뭇거리다 울먹이다 한참 만에) 그 당시 독재 시절엔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우리의 몸뚱어리는 한낱 고깃덩어리에 불과했고 목숨은 지(그네들)들이 가지고 노는…. 파리채로 때려잡는 파리 목숨 같았지요. 그들이 가하는 고문은 상상을 초월했지요. 그런 맛도 모르면서 ‘독재’요? (중략)이 보시오들 이렇게 좋은 날을 보내면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오.”

물론 독재도 사람을 괴롭히는 독재 말고도 여럿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 기억에 남은 독재의 이미지는 그렇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글쓴이도 학창시절 독재와 맞서고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항거하던 시절이 생각나 숙연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를 비추어 보면 작금은 좋은 시절은 좋은 시절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말을 받는다) 그럼요. (요즘) 말 맘대로 하지요. 행동 맘대로 하지요. 이보다 더 좋은 자유가 어디 있답디까? 지금 하는 행동이나 말 등은 진짜 독재 시절이면 솔직히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물론 반대쪽에서도 반론은 만만찮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변화를 요구하는 듯해 보인다. 개중에는 무조건이라고 할 만큼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아직 눈에 보이는데 그 사람들은 앞뒤의 말을 듣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듯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경우라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하긴…. 나가긴 좀 너무 나갔어요. 일하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도록 했잖아요. 딱히 할 말은 없어요. 내가 보기엔 지지도 조금 오른다고 너무 앞선 것으로 보여요. (이하 생략)”

어쨌든 2019.4.25.은 여러 가지로 기록을 남겼다. “4.25 기해대란” “기해년 국회 집단자해사건” 등으로 기록되며 국회의장까지 병원에 실려 가는 등의 보기 드문 일도 벌어졌다.

이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회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무더기로 고발을 한 상태다. 특히 이날에 일어난 사건으로 법을 어긴 것으로 판명된다면 한국당은 국회법 제165조의 위반이고 166조에 의거 최장 7년까지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 난감한 지경까지 와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로 인해 고발조치 된 현역 의원들이 “국회 회의 방해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시 2020.4.15.에 실시되는 21대 총선 출마도 어려워질 수가 있다. 더불어 같이 고발조치 된 현역 의원보좌관들이 유죄판결을 받을 시 정말 난감한 지경에 이르게 되어 안타깝기까지 하다.

국회법 제166조 국회 회의 방해죄

“보좌관들이 뭔 죈가요. 당 소속 의원들이 ‘출동 앞으로 하면’ 나가야 하고 ‘서라고 하면서야 하는’ 우리가 뭔 죄냐 말입니다. 게다가 빨간 줄마저 그이면 종 치는 건데 말입니다.”

안타깝다. “그렇다고 법을 유린(蹂躪)한 사건을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지요.”라며 “인정은 인정, 법은 법”이라며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 달라는 사람들이 우세한 듯하다.

아울러 한 시민의 의미심장한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비딱(심심)하면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이 어쩌고 하는데, 싸잡아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만 보면 정치꾼들은 각자의 국민이 따로 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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